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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 콜라/책

직업으로서의 소설가 - 무라카미 하루키

by cola_ 2021. 3. 25.

책 제목 : 직업으로서의 소설가
저자 : 무라카미 하루키
옮긴이 : 양윤옥
출판사 : 현대문학
출간일자 : 2016.4.25.

 약 한달만에 쓰는 서평이다. (별로 보는 사람은 없지만 왜 이리 반가운지!)

 

 

 나는 아이러니하게도 무라카미 하루키 작가의 책을 한번도 읽어본 적은 없다. 그럼에도 무라카미 하루키의 에세이를 골라 읽게 된 이유는 유튜브에서 우연히 발견한 하나의 영상 때문이었다.

 

 바로 이 영상인데, 영상 속 개발자님은 무라카미 하루키의 생활습관에 영감을 받아 꾸준한 자기 관리를 하시는 분이셨다. 나는 개발자와 소설가를 동시에 꿈꾸고 있는 사람이기 때문에 무라카미 하루키의 생활방식이 너무나 궁금해졌다.

 

 

서평

 이 책에는 기본적으로 '무라카미 하루키'라는 사람이 어떤 삶을 살아왔는지에 대한 내용이 담겨있다. 그는 애초에 어릴 적부터 소설가를 꿈꾸었던 작가 지망생도 아니었고, 본인이 소설을 쓰게 될지 어떨지에 대한 생각조차 해보지 못한 사람이었다. 소설을 쓰겠다는 결심을 한 계기는 놀랍게도 야구장에서 관객석으로 날아드는 야구공이었다.

 

 이렇게 이상한 계기로 펜을 들게된 하루키는 소설을 어떻게 써야 하는지 배운 적도 없기 때문에 그야말로 '마음 가는 대로 쓰는 작가'이다. 소설가가 되고 싶어 하는 사람들에게 '소설가가 되려면 어떻게 해야 하나요?'라는 질문을 수도 없이 받았지만, 그도 얼떨결에 첫 작품이 문학상을 받는 바람에 작가가 된 사람이기에 답변에 애를 먹었다고 한다. 이러한 부분은 책을 읽으면서도 알아챌 수 있는데, 정말로 '소설가가 되고 싶다면 ~을 해라.'라는 말은 어디에도 없으며 (있어도 '마음 가는 대로 써라' 정도) 그저 본인이 어떤 삶을 살아왔고, 어떤 생활습관을 가지고 있는지에 대한 설명만이 주를 이룬다.

 

 그렇기에 이 에세이를 읽으며 '소설을 쓰는 팁'을 얻고자하는 작가 지망생들은 별 소득 없이 실망할지도 모른다. 하루키도 책에서 언급하지만, 소설을 쓰는 사람 100명이 있다면 100가지의 소설 쓰는 법이 있는 것과 마찬가지이기 때문에 '이러이러한 방식으로 소설을 쓰세요.'라는 얄팍한 조언은 해줄 수 없다는 것이다. 하지만 이 책에서는 소설가가 가져야 하는 중요한 자질에 대해 알려주는데, 이는 누구나 소설을 쓸 수 있지만, 누구나 소설을 쓸 수 없는 이유와 직결된다.

 

 이 책의 첫 머리에 소설가로서 살아남는 사람들은 드물다고 언급한다. 소설을 쓰더라도 한 두 편의 작품을 쓰고 다른 길로 넘어가는 사람들이 많은데, 이는 소설을 쓰는 작업이 한없이 지루하고 따분한 작업이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이러한 점에서 하루키 작가는 특출난 소설가라는 생각이 드는데, 그는 매일 아침 일찍 일어나서 원고지 20매가량의 소설을 반드시 쓴다고 한다. A4 용지 1장 반 정도에 달하는 분량인데, 적은 분량인 것 같지만 이런 방식으로 쓰다 보면 약 6개월에 한 권을 집필할 수 있는 분량이다. 이와 같은 꾸준함을 가졌다는 것 자체만으로 그는 이미 소설가로서 훌륭한 자질을 갖췄다고 보았다. 아마 이 정도의 건강한 생활습관과 일에 대한 애착을 가진 사람이라면 소설가가 아니었더라도 어떤 분야에서든지 평균 이상의 성과를 낳을 사람이라고 생각된다.

 

 책을 읽으며 소설을 쓰는 법이나 소설을 잘 쓰는 팁을 기대했던 나로서는 솔직히 약간의 아쉬움이 남았지만, 하루키 작가의 성실함과 60대 노년기에 접어들었음에도 불구하고 깨어있는 사고방식이 담긴 문장이 꽤나 큰 동기부여가 되었다. 강연을 하듯 편안한 문체로 적혀져 있기에 부담감 없이 편안하게 읽을 수 있었지만, 중간중간 일본 사회 전반에 대한 비판과 통일성없는 챕터의 내용들이 독자로 하여금 지루함을 느끼게 하는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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