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기억 2'를 모두 읽었다.
기억 2에서는 주인공 르네가 도망자 생활을 이어가는 내용이다. 르네는 이제 자신의 위기 상황을 대처하기 위해서 다른 전생 기억의 문도 거침없이 열 수 있는 용기를 가지게 되었고, 다른 전생을 만나면서 자신에게 부족한 능력들을 보완시켜나간다. 르네와 그의 동행자 오팔은 퇴행최면을 통해 과거와 현재가 상호작용는 것을 보며, '과거'의 일이 '현재'의 자신들에게 영향을 미치는 것인지, 아니면 <의지와 무관하게>라는 마술처럼 원래 정해져있는 결과를 자신들이 걸어나가고 있는 것인지에 대해 끊임없이 생각하고 의논하면서 과거의 사람들에 대한 잊혀진 기억의 조각을 되돌려놓기 위한 여정을 계속한다.
기억 1에서 르네의 위기상황에서 이야기가 마무리되었기 때문에 2편을 보지 않을 수 없었다.
2편에서는 르네와 게브(르네의 첫번째 전생/르네와 도움을 주고받음)의 시점이 번갈아가면서 스토리가 전개된다. 그렇기 때문에 굉장히 짤막하게 단막이 나뉘게되는데, 책을 쉬엄쉬엄 보는 사람들이 끊어읽기에 적합할 것 같았다. 하지만 워낙 짤막한 단위로 스토리가 나뉘기 때문에 한 시점에 몰입을 시작하면 곧바로 다른 인물의 시점으로 넘어가야한다는 단점이 있었다.
개인적으로는 기억 2 보다 기억 1이 더 재미있었다. 초반부에는 사람들의 심층기억에 관한 심리학적 분석과 각 인물들 간의 사상 논쟁 등으로 꽤나 깊이있는 생각을 할 수 있었지만 후반부에 갈수록 상황의 극적인 연출로만 채워져가는 느낌이었다. 소설에서의 위기와 절정의 순간들은 독자들을 한순간 몰입시키는데 큰 역할을 하지만 빈도 높은 사건의 발생과 해결은 독자들로 하여금 이야기의 전개가 가볍다는 느낌을 주기에 충분하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기억 2 에서의 내용은 그다지 영양가 있지 않았다고 느꼈다. 게다가 사건의 스케일은 소년만화에서 나올법한 유치한 내용들과 별반 다르지 않았고, 주인공 무리의 사건 해결방식 또한 기억1의 초반부에서 주인공이 쩔쩔매던 것과 다르게 너무나도 돌파적이었다.
이런 특징들 때문에 나와 같이 깊은 생각에 빠지고 싶거나 너무 가벼운 이야기를 선호하지 않는 사람들의 경우 이 책을 부정적으로 생각할수도 있을 것이다. 하지만 이런 단점들을 커버해주는 장점들을 말해보자면 일단 작가의 상상력의 그릇이 크다는 것을 느낄 수 있다는 점, 중간중간 책의 인물들이 마음을 울리는 명언과 생각을 흘린다는 점, 글에서의 원인과 결과가 맞아떨어지는 느낌을 받을 수 있다는 점 등이 있다. 아마도 소설을 즐겨읽는 분들이라면 재미있게 읽으실 수 있을 것이다.
결론적으로 이 책에 대한 나의 평점은 3점이다. 하지만 기억 1에 대한 평가만 내리자면 4점 정도를 주고 싶다. 그만큼 작가가 자신의 상상력을 글로 풀어내고 독자에게 본인이 상상한 그대로를 전달하는 능력이 너무나도 대단하다는 느낌이 들었던 책이지만, 기억 2에서의 내용이 조금 아쉽게 흘러갔다고 생각했기 때문에 다음과 같은 평점을 주고 싶다.
가장 기억에 남는 말들
어쩔 수 없는 일은 없다. 과거의 무의식과 의식 속에서 무수히 진행됐던 연속된 선택이 현재의 결과를 빚는다.
"위험의 원천은 바로 두려움이다"
"하늘이 무너질 일은 없다"
"애벌레에게 끝인 것이 사실 나비에게는 시작이다"
다음으로 읽을 책은 <FACTFULNESS> -한스 로슬링 이다. 모두 읽으면 서평을 쓸 예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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