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제목 : 보건교사 안은영
저자 : 정세랑
출판사 : 민음사
출판일자 : 2015.12.7.
'보건교사 안은영'이라는 제목의 드라마가 나오기 전, '지구에서 한아뿐'이라는 책의 내용에 대해 들은 적이 있었다. 책의 내용이 다소 신기해서 작가의 이름이 기억에 남았었는데( 외계인 남자 친구가 생기는 내용이었다.) 그로부터 얼마 지나지 않은 시점에서 정세랑 작가의 작품이 드라마화된다는 소식이 들려왔다. 나는 드라마나 영화를 끈기 있게 보지 못하는 편이지만 이 작품의 내용도 굉장히 신기했던 터라 보기 시작했고 굉장히 재미있게 본 드라마에 속한다. 정세랑 작가의 상상력은 정말 대단하구나 싶었다.
이 책은 가독성이 어마무시하게 좋았다. 나는 보통 이만한 두께의 책을 3일에 조금씩 나누어 읽었는데, 이 책은 하루면 충분했다. 딱히 내가 책 읽는 실력이 좋아졌다고 생각이 들진 않았다. 아무래도 드라마를 한 번 본 것이 책의 내용을 머릿속에서 상상해내는 속도를 높인 것 같다. 하지만 드라마에서 자세히 묘사되지 않은 부분도 가독성이 뛰어났다. 작가가 독자로 하여금 내용을 이미지화하는 문체를 잘 알고 있는 것 같다. 드라마를 한 번 보았던 분들이라면 하루안에 가볍게 볼 수 있는 정도일 것이다.
당연한 말이지만 책의 내용과 드라마의 내용은 거의 흡사했다. 드라마를 보면서 궁금했던 오리의 정체를 알 수 있다는 점, 안은영과 홍인표가 이후 어떤 삶을 살아가는지에 대한 내용을 제외하면 모두 드라마에 나와있는 내용들인 것 같다. 다만 섬세한 설정은 드라마라는 매체의 특성에 맞추어 조금씩 변화를 준 것 같았다. 예를 들면 드라마에 나온 소독업체에 대한 내용이 책 보다 조금 더 상세했으며, 안은영과 친한 언니인 무당의 비중도 드라마에서 훨씬 큰 것 같았다. 개인적으로 책보다도 드라마가 훨씬 더 재미있었는데, 그도 그럴것이 보는 사람들의 기준에 맞추어 여러 요소들을 새롭게 '다시' 꾸민 것의 결과물이 드라마이기에 책보다도 시청자의 감각을 압도할 수밖에 없을 것이다. 시청자의 감각을 압도하는 데에는 배우분들의 연기력도 한몫 두둑이 한 것 같다.
기억에 남는 장면이라면 책과 드라마 모두 '김강선'의 이야기를 꼽고 싶다. 다른 에피소드들은 판타지 속의 현실이라면 이 에피소드는 현실 속의 판타지 같은 느낌이었다. 인물간의 감정선이 가장 현실적이고 두드러지는 에피소드인 것 같아서 마음에 들었다.
책의 말머리에는 드라마화 이후 정세랑 작가가 독자에게 전하는 메세지가 담겨있다. 대략 정리하자면 독자에 대한 감사의 말과, 가볍게 약속했던 후속작 연재를 지키지 못할 것이라는 내용이다. 말머리에는 여러 에세이스트, 작가, 기자 분들의 추천사가 적혀있는데 책의 내용 이외에는 관심이 없는 분들이라면 건너뛰어도 괜찮을 것 같다.
이 책에 대한 나의 평점은 별 2개이다. 작가의 상상력이 매우 뛰어난 작품이지만 드라마만큼의 재미는 아니었고, 책으로 보았을 때는 내용의 개연성이 부족해 보였다. 그리고 판타지였지만 판타지 중에서도 내가 좋아하지 않는 전개 방식이어서 전체적으로 산만하다는 느낌이 들었기 때문에 다음과 같은 평점을 주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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