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제목: 천 개의 파랑
저자: 천선란
출판사: 허블
출간일자: 20.8.19.
사진을 찍을 힘이 없다. 나중에 넣어야지...
별로 기대하고 읽지 않았던 책인데 되게 재미있었다.
결말을 알려주면서 시작하는 이야기여서 뒷부분으로 갈수록 흥미가 떨어질까 걱정했지만 전혀 그렇지 않았다.
가끔 소설을 읽다보면, 어떻게 사람의 마음을 이렇게나 잘 표현할 수 있나 싶을때가 있다. 나도 글을 쓰고 싶은 마음은 가득했지만 항상 추상적이 사람의 마음을 어떻게 글로써 가시화 할 수 있는지에 대한 방법을 몰라서 포기했었다. 이 책을 읽으면서 이 생각을 정말 많이 했던 것 같다. 사람의 마음을 잘 표현했다. 물론 소설이 당연히 그래야하겠지만... 그래도 신기함을 잊을만큼 당연한건 아닌 듯 하다.
과학문학상 수장작답게 sf물이지만, sf라는 느낌이 들지않았다. 문명의 발달에 따른 다양한 변화가 배경에 담겨있지만, 인물들간의 곪은 관계와 소설 속 세상이 등한시하는 소수자들의 고통, 인간의 재미로 전락한 동물들 등 변화를 따라잡지 못한 이들의 '삶'이 중점이 된다.
어릴 적 부터 순탄치 못한 환경에서 자라왔던 연재, 은혜, 보경 세 사람의 일상은 연재가 구원해준 콜리, 그리고 콜리와 호흡을 맞추는 말, 투데이로 인해 서서히 변화해간다.
투데이는 아픈 말이었기에 곧 안락사 예정이었지만, 동물을 사랑하는 사람들의 합심으로 투데이를 조금 더 행복하게 살 수 있게끔 만들어준다. 작당모의 끝에 달리기를 좋아하는 투데이는 마지막으로 경기장에서 뛸 수 있는 기회를 얻게 되었다. 투데이는 천천히 뛸 수 있는 연습을 하기 시작하고, 아이러니하게도 이런 아이디어는 주로 콜리의 머릿 속에서 나왔다. 콜리는 실패로 인해 약간 인간처럼 사고할 수 있는 기회가 주어진 기수였고, 진심으로 투데이의 행복을 바랐다. 그리고 마침내 투데이가 콜리와 함께 마지막으로 경기를 뛸 수 있게 되었을 때, 투데이가 더 빠르게, 행복하게 드넓은 곳을 뛰어다닐 수 있도록 스스로 낙마한다. 그게 콜리의 마지막이다.
힘든 상황에서도 굴하지 않고 최대의 속력으로 달려온 보경의 삶은 다시 행복할 기회를 얻은 투데이의 상황과 같다. 콜리와 일련의 깨달음으로 연재, 은혜에게 마음을 열게된이래로 소방관이 죽던 날 머물러 있던 보경의 시간은 서서히 움직이게 된다. 천천히 뛰는 법을 알게 된 보경이 소방관에 대한 그리움을 행복으로 덮어가는 과정도 인상깊었다.
완성도 높은 sf물. 결말을 미리 알고 시작하지만 지루하지 않다. 어렵지 않은 소설이라 금방 읽을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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