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책 제목 : 너무 한낮의 연애
저자 : 김금희
출판사 : 문학동네
출판일자 : 2016.5.31.
오랜만에 티스토리에 방문했다. 너무 한낮의 연애는 조금 오래 전에 읽었던 책이었는데, 따로 찍어놓은 책 사진이 없어서 나중에 도서관에서 사진을 찍고 다시 올릴 예정이다.
그 동안 참 마음과 육체가 바쁜 시간들을 보냈다. 두 달 전쯤에 '데미안'에 대해 쓸 때 한 권의 책을 완독하고 다음 책을 읽자고 다짐했건만 또 여러 권의 책을 건들고 말았다. 딱히 나쁜 건 아니지만 글을 쓰는 입장에서는 안 좋은 습관인 것 같다. 다시 한 번 한 달에 두 권 정도는 내리 읽어보려고 노력해봐야겠다. 별다른 일이 없다면 다음으로 리뷰할 책은 아마 '마지막 몰입'이 될 것 같다.
짧은 이야기가 여러 편 실려있는 책의 특성 상, 서평에는 책의 내용이 많이 들어가 있지 않다.
줄거리
필용은 인생의 한계를 느끼고 있던 참이었다. 대기업에서 나름 동경의 시선을 받으며 일하던 필용이 시설관리팀에 발령받게된 까닭이다. 이러한 회사의 결정이 직원에게 어떠한 의미를 전하는 것인지 잘 알고 있었기에, 필용은 비참한 마음과 육신을 이끌며 매일 아침 회사로 향한다. 종로의 맥도날드에서 추억으로의 도피에 빠지게 된 필용은 창 밖의 현수막에서 양희의 흔적을 발견한다. 19년 전, 연인과 동료사이의 애매한 관계였던 두 사람의 이야기를 필용은 떠올리기 시작한다.
서평
지난 시간동안 읽었던 책 중, '너무 한낮의 연애'는 개인적인 감상을 일정 앱(ticktick)에 남겨두었던 책이다. 그만큼 감상을 어디에든 적어놓고 싶다는 느낌을 받았던 책이었는데, 밝지 않은 내용과 사회 정상의 범주로부터 약간 벗어나있는 주인공들의 심리묘사가 매력적이다.
'너무 한낮의 연애'는 김금희 작가님의 여러 단편소설들을 모아놓은 책으로, 대표작 '너무 한낮의 연애'의 파트를 시작으로 다양한 이야기들을 접할 수 있다. 앞서 말했듯이 책의 전체적인 분위기가 어둡고 무겁다. 그렇다고 '눈 먼자들의 도시'처럼 비참하거나 암울한 정도는 아니다. 색으로 표현하자면 조금 옅은 회색정도라고 할 수 있겠다. 그런 요상한 분위기를 만드는 데 한 몫하는 것은 주인공이나, 핵심 인물을 바라보는 심리묘사에서 기인한다.
각 단편 이야기의 주인공들은 안 좋은 상황에 처해있다. 그래서 그런지 행동과 생각이 보통의 사람들과는 다르다. 이런 사람들은 실제 우리 주변에서 '저 사람은 왜저런대?'와 같은 말을 들으며 살아가는 사람들로 비춰진다. 별로 관심을 가지고 싶지 않고, 딱히 몰라도 된다고 생각되는 사람이지만 주변 사람들의 입방아에 오르내리며 자연스럽게 시선이 가게되는 사람들 말이다. 분명 지구에 사는 대부분의 사람들이 세상을 살면서 한 번쯤은 목격해보았을 것이다. 혹은 본인이 그런 시선을 받으며 좋지 않은 시기를 겪었던 사람들도 있을 것이다.
소설 속 그들의 심리는 정상인의 시선('정상인'의 의미를 명확히하는 것에는 문제가 있지만, 이 글에서는 주변 사람들과 원만한 소통을 할 수 있고 적당한 포용력을 가진 사람들을 지칭하겠다.)에서 봤을 때 굉장히 이상하다. 사고방식과 행동이 사회에 녹아들 수 있을만큼 유도리 있지 못하고 본인의 개성과 고상한 판단 기준에 따라 행동하기 때문이다. 약간 찝찝함까지도 느껴지기도 한다. 하지만 이 찝찝함이 꽤나 중독적이다. 나도 이 책을 읽으면서 왜 이런 매력과 중독성을 느낀 것인지 잘은 이해가 안갔지만, 배덕감에서 비롯된 카타르시스와 비슷한 원리이지 않을까 싶었다. 공포물 매니아가 공포영화나 공포게임 속 살인마의 엽기적인 행동과 사고방식에 진저리치면서도 계속해서 비슷한 작품을 찾아보는 것처럼 말이다. (이건 내 이야기다.)
이 소설에서는 인물들 나름대로 행동과 사고 방식을 정당화 할 수 있는 이유들이 존재하고 있다는 점이 현실적인 심리묘사로 이어지게 해준다. 때문에 각 인물들이 싫은 생각과 싫은 행동을 해도 마냥 미워하거나 욕할 수 없다. 아내와 자식까지 있는 필용이 19년 전 애매한 관계였던 양희를 굳이 만나러가는 모습이 찌질해보이면서도, 필용에게 안쓰러움이라는 감정을 느끼며 마냥 미워할 수 없게 만들어주는 것이 이 책의 기묘한 매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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