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제목 : 오늘 밤, 세계에서 이 사랑이 사라진다 해도
저자 : 이치조 미사키
옮긴이 : 권영주
출판사 : 모모
출판일자 : 2021.06.21
줄거리
시모카와를 괴롭히는 녀석들이 마음에 안들었던 도루는 그들에게 친구를 괴롭히는 것을 그만두길 요구한다. 그들은 도루에게 시키는 것을 하면 그만두겠다고 약속을 하고, 도루는 그들의 요구에 따라 특별반의 히노에게 고백을 하게된다. 마음에도 없는 고백을 하는 것이 양심에 찔렸지만, 히노와 대화해보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었기에 당연히 히노가 거절을 할 것이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히노는 뜻밖에도 고백을 받아들였다. 그것도 이상한 조건과 함께.
"첫째, 학교 끝날 때까지 서로 말 걸지 말것."
"둘째, 연락은 되도록 짧게 할 것."
"마지막으로 셋째, 날 정말로 좋아하지 말 것."
하루하루를 재미없고 냉랭하게 살아왔던 도루와, 사고로 인해 하루하루 기억이 리셋되는 장애를 가진 히노는 요상한 연애를 시작한다.
남은 줄거리+서평 (결말 스포일러 주의)
이 책에서 가장 기억에 남는 말은 "널 좋아해도 될까?" 이다.
책을 읽은 후 하루가 지났지만 이 문구를 보면 어딘지 모르게 뭉클해진다. 이 대사를 통해 알 수 있듯이 도루는 히노를 정말로 좋아하게 되어버렸다. 히노의 장애를 알고도 모른척 넘어가며 하루하루를 재미있게 채워주려는 도루의 마음이 너무 순수하고 따뜻하게 느껴졌다.
도루는 본인의 장애가 소문이 나는 것을 두려워할 히노를 위해서 장애에 대해 자신에게 말한 것을 일기에 적지 말라고 당부한다. 이로써 히노는 도루가 자신의 장애를 알고있다는 사실을 모르지만, 도루는 히노의 상태에 대해 알고 있게 되었다. 아침마다 시간의 흐름을 체감하지 못하고 절망하고 있을 히노를 위해, 도루는 할 수 있는 모든 일을 했다. 매일매일 즐거운 일이 벌어지지만 읽는 내내 가슴이 아팠다.
그리고 책을 거의 다 읽을 무렵, 엄청난 급전개에 놀랐다. 다름아닌 주인공 도루의 심장병 돌연사가 끝맺음의 발단이 되었다. 건강의 이상함을 눈치챈 도루가 이즈미(히노의 상태에 대해 알고있는 유일한 친구)에게 만약 본인이 죽으면 수첩과 일기에서 자신에 대한 내용을 모두 지워달라 부탁한다. 소설의 특성상, 당연하게도 도루는 죽음을 맞이한다. 솔직히 갑작스럽긴 했지만 도루의 어머니도 심장병으로 죽었다는 떡밥이 이미 초반에 뿌려져있었다. 그리고 심장병 돌연사라는게 현실에서도 갑작스럽게 일어나는 일이라 딱히 부정적인 느낌은 없었다.
도루의 죽음 이후 이즈미의 고뇌가 이즈미의 시점에서 서술된다. 결국 도루의 유지를 받들지만, 히노는 도루의 존재를 눈치챈다. 기억이 나지 않지만 심장의 고동이 도루의 존재가 누구였는지 말해주고있었다. 오래도록 그를 기억하기 위해 노력하는 내용으로 소설이 마무리되는데, 이에 대한 묘사가 굉장히 뭉클하다. 도루는 살아생전 문학을 좋아하는 소년이었기 때문에 감상적인 말들을 많이 남기곤 했는데, 소설의 마지막에서 도루의 표현들이 하나하나 머릿속을 스쳐지나갔다. 개인적으로 여운이 많이 남았다.
책에서 언급한 '좋아함'이라는 감정에 대한 설명에 크게 공감했다. 좋아함은 '감각'이라는 것.
히노는 하루하루 기억이 리셋되는 탓에 도루를 매일 처음봤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도루와의 만남이 좋았다. 함께있으면 편안하고 걱정없는 느낌. 기억상실증에 걸린 사람이 자전거 타는 법을 잊어버리지 않는 것처럼, 히노는 도루와 함께 있던 감각을 잊지 않았다. 감각과 기억상실을 연결시키는 것은 정말 참신한 발상이었던 것 같다.
도루와 히노의 사랑이 이어지지 못한 것이 너무나도 아쉬웠다. 하지만 본디 새드엔딩이 더 여운 남는 것이라 오히려 괜찮았다. 슬프기는 했지만 기분 나쁘고 무거운 슬픔이 아니었고, 책을 읽는 내내 마음이 따뜻했다. 감정의 흐름을 놓치기 싫어서 한 번에 다 읽어야 직성이 풀리는 책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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